졸업이후 학원이나 학교보다는 계속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이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하는게 아니라는게 맘에 걸렸어요.
그래서 작업실 겸 아트클래스도 운영하고 상품도 만들수 있는 곳을 찾다가 마을 지원사업을 하는 발산마을로 오게 되었어요.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나 도시에서 떨어져있는 한적한 곳을 꿈꿨어서 지금 여기가 맞는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그리고 아직도 머물러있는 이유는 하고자 하는 일과 마을의 정서나 느린 속도가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제 클래스에 오시는 수강생들도 한적하고 도심에서 떨어져있는 장소적 특성에서 특별한 느낌을 많이 받으시는것 같아요. 실제로 지인들도 여기에 오면 편해진다고 해요. 발산마을은 도심에서 떨어져있는 한적하고 느린 속도를 가지고 있는 곳이에요.

전에는 사회적 성공과 경제적 안정을 위해 하고 싶은걸 포기하고 미뤘어요.
쉴 틈 없이 뭔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지내왔는데 여기에 와서는 물리적속도, 심리적 안정감 덕분에 여유를 가지게 되었어요.
친구관계, 사회적 위치, 경제적 능력을 생각하기보다 하고 싶은걸 먼저 하게 되요.
 
불안감이 사라져서 하기전에 걱정이나 두려움이 여기서는 전혀 들지 않아 망설이지 않게 되요.
하고자 하는 일을 주체적으로 하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어요. 현실을 생각하면 이상에 도달하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 여기서는 현실적인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게 돼요. 앞으로는 하고 싶은게 있으면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 일을 선택하고 판단하는데 있어 제가 중점이 되고 뚜렷하게 계획하게 되었어요.
계속 저를 위주로 생각하게 되는것 같아요. 학교에 들어가려고도 했는데 여기에 있는데에 만족감이 커서 다른걸 포기하더라도 여길 지키고 있어요. 발산마을에 와서 마음의 여유를 갖게되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어요.

저는 미술에서 해방감을 느껴요.
백지에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며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여기죠.
반면 학교나 학원은 프레임에 들어가는 것인데 거기는 결과가 중요하고 어떤 목표가 있어요.
그 안에서의 한계를 느끼다 보니 오히려 밖에서 더 자유롭게 미술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그림으로 제가 영향을 끼칠수 있는 일을 찾다가 미술교육을 전공하며 미술에 쉽게 발 담그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됐어요.
처음 그림을 그릴 때 백지를 대하는 태도는 사회적 모습이나 가치관을 반영한다고 생각해요.
아트 클래스의 수강생들이 창작이 아닌 모방을 시도하는 모습을 볼 때 항상 아쉬움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해 느슨해지고 편안했으면 하고 미술에 대한 편견과 진입장벽을 낮추는게 제 목표에요.
 
포스터나 엽서로는 그림을 소장하는 느낌을 좀더 쉽게 가질 수 있고 원데이 클래스도 학원보다 편안한 작업실로 오기 때문에 마음의 부담이 덜해요.
사람들에게는 그림을 그리는게 힐링으로 느껴지는것 같아요. 이런 아트클래스가 없을 때는 상품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포스터나 엽서를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후에는 티셔츠나 종류를 가리지 않고 그림을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작할 계획이라 남는 시간에는 그림그리거나 상품개발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문화공간을 만들어 뜻이 맞는 친구들과 미술치료, 아동미술 등의 일을 함께 하며 서로 시너지를 주고 영역을 확장시키고 싶어요. 공간적으로는 어느정도 나눠져있으면서 가까이 있어서 서로 소통하고 한 팀처럼 일했으면 좋겠어요.
꼭 미술 분야가 아니어도 조합원들과도 함께 일하는 시도들을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플롱의 아이싱 쿠키에 미술을 반영한다거나 아래쪽 공간을 엮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거죠. 미술을 잘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추고 문화공간, 조합원들과의 협업으로 그 영역을 확장시키고 싶어요.